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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네 번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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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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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LOADED
WEEKLY ESSAY
0625

오늘은 팅의 강의 차례이고, 그와 더불어 조 배정을 공개하는 날이다. 팅은 배우의 기본은 ‘모방’이라며 주성진 선생님 강의 PPT 마지막에 나오는 십계명을 읽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고는 지난주 강연이 기독교 컨셉이었으니 이번 주는 불교 컨셉으로 만들어봤다며 PPT를 보여주었다. 참고로 팅은 무교라고 한다.

강의 말미에서 팅은 조정사의 의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충 요약하자면, 평균값을 기준으로 의자를 만들었더니 그 의자에 꼭 맞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였다. 팅은 이 이야기를 통해, 문화기획자들에게 평균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큰 함정인지 경고해 주었다. 공교롭게도 오늘 수업의 타이틀은 ‘정상인 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이다. 이건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에 월식 선생님께서 미리 적어두신 것이다. 회차마다 다른 타이틀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과연 이 타이틀이 실제 진행 내용과도 잘 어우러질지 궁금해서 웹사이트를 만들 때 넣어 보았다. 팅은 우리가 ‘정상인 척’ 할 때, 과연 우리가 상정하는 정상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라고 했다. 아마도 그 ‘정상’은 허상일 것이라면서.

평균이라는 함정에 속으면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기획을 하게 된다. 기획자가 자의적으로 상정한 평균에 딱 들어맞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므로, 그런 기획은 망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단 한 명을 만족시키는 기획을 만든다면 최소한 한 명은 만족시킬 수 있다. 멘토 선생님들의 말씀에 따르면, 그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어도 충분히 좋은 기획이 된다. 그러니 기획자는 되도록이면 마음껏 자신이기를 추구해야 한다. 팅은 작년 ‘산으로 간 배’의 프로젝트를 회상하며, 각각의 프로젝트는 영등포를 주제로 한다는 점 외에는 너무나도 달랐지만, 프로젝트들은 기획한 사람을 닮아있었고, 그 모든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의 영등포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팅은 그때의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서사로 읽히는 세계’였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팅은 다른 멘토 선생님들께서 줄곧 ‘뾰족해지기’를 강조하셨던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뾰족해지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평균을 상상할 때만큼이나 나 자신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상상하곤 한다. 아무도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어보지 않기 때문일까. 어쩌면 MBTI나 사주풀이같이 한 사람을 캐릭터처럼 해석해 주는 컨텐츠들이 인기 있는 세상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는 ‘캐해’에 대한 불만들 마저도 이러한 시류와 어느 정도 맞닿아있는 것 같다. 그것은 사람을 해석하려는 시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고정된 캐릭터들이 각자의 특성을 평균적인 값으로 환원한다는 데서 비롯되는 답답함에 가까워 보인다. 한창 MBTI 유행이 광풍처럼 불었을 때, 나는 MBTI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투덜거리는 것을 종종 들어볼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의 불만이 ‘나’라는 사람의 뾰족함을 더욱 예리하게 알아봐달라는 서운함에 가깝다고 느꼈었다.

어떻게 하면 사주 풀이를 하면서 누군가를 고정된 평균값으로 치환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그나마 생각해 본 대안은 은유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은유는 많은 여백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사주 이론을 토대로 하는 ‘궁합’을 보는 대신에, 각자의 사주에서 받은 인상을 은유적인 문장 한 줄로 표현해 보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토대로 팀을 구성했다. 먼저 세 분의 멘토 선생님들의 사주를 바탕으로 세 팀의 정체성을 만든 다음, 각자의 문장을 어울리는 팀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팀을 꾸렸다.

TEAM ORACLE / 0625

조 배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평균의 의자를 벗어나 각자의 문장을 통과하는 작은 배정 의식.
아래의 세 장의 카드를 눌러 팀의 방을 열어보세요.

🦋 With 김해송(나비) 님 손오공의 마지막 깨달음의 여정

카드를 누르면 팀원과 문장이 공개됩니다.

NOTE
각각의 조는 특색이 있었다. 팅팀은 아이디어를 막 던져보는 중이었고, 월팀은 반장을 뽑기 위한 권력 (미루기) 다툼이 진행 중이었으며, 주팀은 소라국을 건설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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